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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는 이상적으로만 동작하지 않습니다
모디팩토리 AI 엔지니어 Ethan 인터뷰
시뮬레이션상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회로도 실제 물리 환경에 놓이면 수많은 노이즈와 발열이라는 복병을 마주합니다. 모디팩토리 AI팀의 Ethan은 이상적인 계산값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설계한 검증 보드와 열화상 카메라를 오가며 이론과 현실의 오차를 좁혀가는 엔지니어입니다.
기존 상용 툴로 10분 이상 걸리던 복잡한 열 해석을 1분 이내의 가벼운 알고리즘으로 단순화하기까지. 하드웨어적 감각과 알고리즘으로 모디팩토리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Ethan을 만났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Rob의 인터뷰를 꼭 읽어보세요!
✅ PCB 설계 자동화와 물리 시뮬레이션을 어떻게 결합하는지 기술적 비하인드가 궁금한 개발자
✅ 수식 모델과 실제 하드웨어 물리 현상 사이의 괴리를 튜닝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고민인 엔지니어
✅ 기판 발열 해석의 실제 메커니즘과 방열 설계 노하우를 알고 싶은 하드웨어 전공생
Part 1. 본투비 하드웨어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현재 모디팩토리에서 담당하고 계신 업무를 소개해 주세요.

모디팩토리 AI팀에서 시뮬레이터를 개발하는 Ethan
안녕하세요, AI팀 Ethan입니다. 현재 모디팩토리에서는 PCB 회로 설계 자동화를 위한 열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로봇(학부)과 제어(석사)를 전공하셨는데요. 당시 다루던 하드웨어 감각이 모디팩토리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 어떤 도움이 되나요?

Ethan이 학부 시절 제작한 드론 (사진제공=본인)
로봇과 제어를 공부하면서 실제 하드웨어는 수식처럼 이상적으로만 동작하지 않는다는 걸 많이 경험했습니다. 보통 로봇을 제어할 때 '바퀴가 한 바퀴 돌면 몇 미터를 이동한다'처럼 모델링 수식을 세우잖아요. 하지만 실제 물리 환경에는 바퀴 회전 오차, 바닥의 마찰계수 변화, 센서 측정 한계 같은 수많은 불확실한 노이즈들이 숨어 있습니다.
시뮬레이션으로 이론적인 최적의 게인(Gain) 값을 계산해 가더라도, 현장에서는 그 값이 그대로 맞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결국 현장에서 2.0, 2.1, 2.2 이렇게 직접 수치를 하나씩 바꿔 넣어보면서 물리 환경에 맞춰가는 반복 튜닝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래서 모디팩토리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도 수식부터 설계하기보다, 실제 PCB나 회로에서 어떤 물리 현상이 중요하고 어떤 조건을 모델에 반영해야 하는지를 먼저 봅니다. 이런 하드웨어 감각이 모델을 적절히 단순화하면서도 실제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하드웨어 기업 중 럭스로보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껴 입사를 결정하셨나요?
입사 당시 럭스로보가 하드웨어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함께 개발하는 회사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두 영역이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검증용 보드를 직접 발주해 실측까지 해볼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IoT, 자율주행 카트, 회로 설계 자동화까지 거쳐온 분야가 매우 다양합니다. 생소한 도메인에 합류해도 빠르게 적응해내는 Ethan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Ethan이 거쳐온 다양한 도메인: 주차통합시스템(좌)과 자율주행 골프카트(우) (사진제공=본인)
새로운 분야를 접하면 먼저 시스템의 입력과 출력, 전체 동작 흐름을 단순하게 정리합니다. 그다음 작은 단위로 직접 구현하거나 테스트하고, 실제 데이터와 비교하면서 이해를 넓혀갑니다. 주차 시스템, 자율주행, 회로 시뮬레이션은 서로 다른 분야지만, 저는 이렇게 핵심 구조를 먼저 파악하고 직접 검증해 보는 형태로 적응했던 것 같습니다.
Part 2. 열(Thermal) 시뮬레이터 딥다이브
Ethan이 만들고 계신 열 시뮬레이터를 한 줄로 정의한다면, 모디팩토리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엔진인가요?
PCB를 실제로 제작하기 전에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도 분포와 발열 위험을 예측하고, 그 결과를 다시 설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엔진입니다.
고사양 게임을 돌릴 때 스마트폰이 뜨거워지는 것처럼, 전자제품에서 발열은 치명적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열 문제를 잡지 못하면 실제 양산 시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요?
특정 부품의 온도가 예상보다 높아지면 성능이 떨어지거나 오동작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제품 수명도 짧아집니다. 양산 단계에서 이런 문제가 발견되면 PCB를 다시 설계하고 테스트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 일정이 늦어지고 비용도 많이 늘어납니다.
가상의 계산값과 실제 열화상 카메라에 찍힌 온도는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이론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알고리즘을 어떻게 보정해 나가고 계신가요?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테스트 보드의 열을 측정하는 모습(사진제공=본인)
먼저 상용 시뮬레이터와 비교해 계산 로직을 검증하고, 이후 실제 보드를 제작해 열화상 측정 결과와 비교해요. 오차가 발생하면 결괏값을 임의로 맞추기보다 입력 전력, 재료 물성, 공기로 빠지는 열(대류)과 표면에서 나가는 열(복사) 같은 주변 조건, 측정 조건을 하나씩 확인합니다.
속도 면에서는 상용 툴이 약 10분 정도 걸리던 해석 작업을 모디팩토리는 30초~1분 내외로 끝내 약 10~20배 정도 빠릅니다. 정확도 역시 실측값 및 기준 모델과 비교했을 때 오차 범위 약 ±5°C 이내로 꽤 준수하게 나오고 있어요. 다만 지금은 특정 PCB 조건에 맞춰 최적화된 상태라, 다양한 회로와 환경에서도 일관된 정확도를 낼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일반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용 시뮬레이터도 입력이 틀리면 틀린 답을 내기 때문에 실측을 기준으로 삼되, 측정 조건 자체도 함께 점검합니다. 이렇게 오차의 원인을 찾아 모델에 반영하고, 같은 조건에서 반복 검증하면서 정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열 시뮬레이터 검증을 위한 테스트 보드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다"라고 들었습니다. 전원 부품을 직접 테스트하며 검증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알고리즘을 검증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테스트 보드에 전력을 인가하며 실측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열원으로는 LDO(전압 변환 부품), LED, 저항처럼 소비 전력을 계산하고 측정하기 쉬운 부품을 쓰고, 전압과 전류를 실측해 실제 발열량을 먼저 확정합니다. 같은 저항을 구리가 깔린 자리와 없는 자리에 하나씩 두어, 구리가 열을 얼마나 퍼뜨리는지 바로 비교할 수 있게 설계하기도 합니다.
이후 같은 조건으로 시뮬레이션과 열화상 측정을 진행해 최고 온도뿐 아니라 열이 퍼지는 형태까지 비교합니다. 이렇게 해야 시뮬레이터의 오차와 실험 조건에서 발생한 오차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모디팩토리 AI팀은 크게 [배치 / 배선 / 시뮬레이터] 3개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나의 기판을 완성하기 위해 이 세 파트가 어떻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지 쉬운 비유로 설명해 주세요.
앞선 인터뷰에서 Hugo가 PCB 부품 배치를 도시 설계에 비유했는데요. 그 비유를 이어가면, 배치는 도시의 구역을 나누고 건물의 위치를 정하는 일이고, 배선은 건물 사이에 도로와 전력망을 연결하는 일입니다. 시뮬레이터는 도시를 완성하기 전에 미리 돌려보는 예측 지도입니다.
지금은 열이 쌓여 과열될 장소를 미리 찾아 보여주고, 앞으로는 신호가 몰려 막힐 도로나 전력이 부족해질 구역까지 보여줄 계획입니다. 이렇게 찾은 문제를 설계자가 배치와 배선에 반영해 더 안정적인 기판을 완성해 나가는데, 이 과정 자체를 자동으로 잇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Part 3. 로드맵과 전하는 이야기
시뮬레이터의 확장 로드맵이 [열(Thermal) → 전원 무결성(PI) → 신호 무결성(SI)] 순서로 계획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수많은 물리적 문제 중 왜 '열'을 첫 번째 목표로 잡으셨나요?
처음부터 열을 정해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고, "배치와 배선 결과만으로 열을 계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팀 안의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설계 알고리즘의 결과를 바로 받아 다시 설계에 되돌려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열이 첫 번째가 됐습니다. 실제로 만들어 보니 전류가 작은 신호선의 발열은 거의 없었고, 열의 중심은 부품의 발열과 그 열이 구리와 기판을 통해 퍼지는 방식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지금의 방향으로 왔습니다.
뒤에 이어질 전원 무결성, 신호 무결성은 순서만 잡아 둔 상태이고, 열에서 그랬듯 하나를 검증해 보며 세부 계획을 구체화하고 배치와 배선 양쪽에 피드백을 주는 구조로 맞물리게 할 생각입니다.
열역학 같은 복잡한 물리 법칙을 알고리즘으로 구현하면서, 가장 머리를 싸매게 했던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모디팩토리 AI팀 Ethan
시작점부터 고민이었습니다. 열 해석을 전공한 것이 아니어서 어떤 모델을 쓰고 어디까지 풀어야 하는지부터 정해야 했고, 기판 주변 공기까지 전부 계산하는 대신 설계 단계에서 빠르게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범위로 단순화해 상용 시뮬레이터와 비교하며 구체화해 왔습니다.
그다음 고민은 입력이었습니다. 부품이 실제로 쓰는 전력은 설계 데이터만으로 알기 어려워, 데이터시트에서 읽고 회로 연결에서 추정하고 둘 다 안 되면 어떻게 할지를 단계로 정리해야 했습니다. 이 정확도는 지금도 실측과 비교하며 계속 맞춰가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배선을 굵게 설계해야 저항이 줄어 열이 잘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수식 상으로도 열 계산에 저항과 전류 제곱이 들어가니까요. 그런데 실제 신호선은 흐르는 전류량이 0.X A 수준으로 매우 작다 보니, 배선 두께가 발열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미미하더라고요.
또 하나는 발열의 핵심이 칩 표면이 아니라 칩 내부의 반도체 접합부인 '정션(Junction)' 온도에 있다는 점이에요. 이 정션이 파손되면 부품 자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표면보다는 구리 면적(Copper Pour)을 넓히고 열전도 경로를 잘 설계해서 내부 열을 빠르게 빼주는 게 핵심이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Ethan이 최종적으로 구현하고 싶은 '완벽한 모디팩토리 시뮬레이터'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제가 그리는 마지막 모습은 결과를 사용자에게 잘 전달하는 시뮬레이터입니다. 비전공자에게는 검증된 좋은 회로를 그대로, 전문가에게는 온도 분포 같은 분석 결과까지 제공하고, 그 결과가 다시 배치와 배선으로 이어져 설계가 스스로 좋아지는 구조를 목표로 합니다. 아직 만들 것이 많지만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부품 배치와 배선을 하고 있는 전공생이나 주니어 엔지니어에게 한마디한다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학부 시절 제작한 드론 비행 테스트 현장(사진제공=본인)


